1. 수아는 로또 1등 당첨자였다. 하지만 그 누구에게도 알릴 수 없었다. 서울의 가을밤, 빗방울이 가로등 불빛을 따라 차분히 내려앉았다. 수아는 중계동 카페 창가에 앉아 창밖을 바라보고 있었다. 빗물이 창을 타고 내려가는 동안, 그녀의 손엔 작은 복권 한 장이 쥐어져 있었다. 로또 1등 당첨. 그 종이는 그녀의 인생을 완전히 뒤바꿀 힘을 가지고 있었다. '진짜야… 정말 1등이 맞아….' 수아는 가슴이 뛰는 것을 느끼며 몇 번이고 복권을 확인했다. 숫자가 정확했다. 의심할 여지 없는 1등 당첨이었다. 기쁨이 온몸을 전율처럼 타고 지나갔다. 상상 속의 꿈들이 현실이 되는 순간이었다. 빚을 갚고, 새로 집을 사고, 마음껏 여행을 떠나는 모습을 그려보았다. 모든 게 가능해졌다. 그러나 기쁨이 지나가자, 머릿속..